청소 중 도종환 초판을 발견했다. 물론 좋아하는 타입의 시는 아니다.
그러나 내가 아내였다면 그 시집을 받고 퍽 좋아했을 것이다.
그의 재혼으로 진실성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시는 아내를 그리워할 때 쓴 것이니까.
그걸 뒤적거리다가 다른 시인이 생각났다. 마찬가지로, 아내를 그리워하는 시만 주구장창 써대는 시인.
다만 이 사람은 재혼 따위는 결코 하지 않을 것이고 하지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게 차이라면 차이겠지.
어떤 의미에선 정말 가엾고, 불쌍하고, 위대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역시 안됐다.




레몬애가哀歌

다카무라 코타로

너는 그렇게 레몬을 쥐고 있었다
슬프도록 하얗고 밝은 죽음의 마루에서
내 손에서 건네 받은 레몬 하나를
가지런한 이가 베어 물었다
토파즈 빛깔의 향기가 서고
하늘이 내려주신 몇 방울 레몬즙이
잠시 당신을 돌려주었다
푸르고 맑은 눈이 희미하게 웃는다
나의 손을 잡는 너의 건강함이여
네 속 깊숙히 바람은 불지만
그러한 목숨의 끝자락에서
치에코는 다시 치에코가 되어
생애의 사랑을 일순간에 기울였다
그리고 들이쉬었다
그 옛날 산마루에서의 심호흡과 같이
너는 그렇게 멈추었다
사진에 끼워 놓은 벛꽃 그림자 아래
시원히 빛나는 레몬을 오늘도 놓자

Posted by 시음

갇혔을 때:


5살:
몇 대 맞고 갇힌다. 잘못했다고 비면서 운다. 일어나면 아침

8살:
또 몇 대 맞고 갇힌다. 잘못했다고 비면서 훌쩍거린다. 나중에는 배고파서 운다

11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이 꼬박꼬박 말대꾸했더니 뭐가 훅훅 날라오고 그걸 피해서 방문을 닫았다가 자승자박. 잘못했다고 해 본다. 배고프나 안 배고픈 척 하면서 버티다 나중에는 꼴이 받아서 소리친다. "밥도 안 주는 부모가 어딨어!" 그리고 맞는다

14살:
아 뭐야! 라고 소리친다. 뒷베란다로 넘어가서 설탕과 물과 귤을 가져와서 방에서 처먹다 걸려서 먹던 귤로 맞는다. 이미 이 때 무렵부터 피구(수비)의 신.

17살:
열어줄 때까지 소리를 지르면서 문을 발로 찬다. 그리고 존나게 맞다가 집을 나온다. 하루도 못 버티고 잡혀가 또 옴팡지게 맞는다

20살:
집에 들어간 순간 왼쪽 정수리께를 뭔가가 스쳐지나가더니 뒤에서 박살이 난다. 생명의 위협을 피해 가까운 우리은행으로 도망간다. 있는 돈 다 빼고 전화기 끄고 신촌으로 도망간다

22살: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 갇히지 않는다.




이제 포기'ㅅ'
Posted by 시음
아직도 페이퍼 문화가 팽배한(많이 엿먹은 탓에. 하지만 좋은 문화다) 미국에 다녀왔다.ㅋ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편의성만을 도모하는 류의 발전을 (이제서야) 거부하는 타입이다.
이 이상 게을러지는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용납할 수 없다던가 뭐 그런게 아니라..
비효율은 고용창출이잖아...난 예비백수고...=ㅅ=/
빼가 '불편은 다 같이 참으면 불편으로 안 느껴진다' 라고 그랬듯이.


2.
http://purplyan.egloos.com
보라돌이 주제에 나를 신기하다고 해봤자.



■ 우선,「purplyan」님과의 관계는 ?
- 나의 하해와 같은 아량으로 그의 스펙트럼을 수용한 바, 스스럼 없이 서로를 썅년이라 칭하는 사이가 되었다.

■ 첫 만남은?
-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남자친구한테 <purplyan 만나러 가> 라고 했더니 매우 혼났던건 생각난다.

■「purplyan」님은 여성? 남성?
- 병신.

■ 봤을 때 느낌은 어떤 사람?
- 우와......나의 관대함이란.

■ 당신이 본「purplyan」님의 장점을 3개.
- 예리하게 똑똑하다
- 매니큐어 칠에 가끔(그야말로 rarely) 번뜩이는 센스를 발휘한다
- 가끔 술을 사준다

■ 그럼 반대로「purplyan」님의 단점을 3개.
- 산발머리에 적응했다 싶을 즈음에 형광 주황색 셔츠를 걸치고 오는 오만방자함
- 그 꼴을 하고 '썅년아' 하며 내게 다가오면 내 옆에 있던 이들이 도망간다
- 학점이 좋다


■「purplyan」님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 보라와 검정의 마블링.

■ 동물로 비유하면?
- 아귀, 혹은 도끼고기.

■ 당신이 볼 때「purplyan」님은 인기 있을 거 같아?
- 세상을 구하실 보살님이 나타나시려나.

■「purplyan」님과의 가장 큰 추억은?
- 담배를 경쟁하듯이 피우는 것. 큰 추억이라니...무서운 걸 묻고 있네

■ 싸웠던 적은?
- 나는 관대하니까요.

러브콜을 부탁합니다.
- 고-기. 고-기. 고-기.

이미지에 맞는 친구 10명에게 바톤을 돌려주세요.
-개점휴업 블로그에서 바톤을 돌려봤자...

*상냥한 사람 : 빼
 * 재밌는 사람 : 지하생활자
*의지가 되는 사람 : purplyan
*섬세한 사람 : cryingkid
*밝은 사람 : 나
*잘 맞는 사람 : 나
*신기한 사람 :
*액티브한 사람 : 나
*센스가 좋은 사람 : 지하생활자(이관왕!)
*궁금한 사람 :








Posted by 시음